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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들이 걸친 당연함의 간극 사이에서, 나만 이 자리에서 표류하고 있었다.

루칼리스,「도로시는 인생을 날먹하고 싶다」 中

   | 줄거리

   웹소설을 즐겨 읽던 ‘나’는 에브리엘 공작가의 막내딸인 도로시로 빙의한다. 가끔 전생과 달라진 성별이 어색하게 느껴지지만, 앞으로 ‘장밋빛 미래’가 펼쳐질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러나 망나니인 형제를 포함한 주변 환경은 ‘내’가 편히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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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가 정말로 ‘날먹’하고 싶은 것

 

   ‘인생을 날먹하고 싶다’는 것은 현대를 살아가는 거의 모든 사람이 바라는 소망이다. 우리는 종종, 혹은 자주, 혹은 매일 로또 1등에 당첨되길 원하고, 뒤탈 없이 세금이 공제된 100억을 받길 원하고, 세계적인 재벌이 알고 보니 내 혈육이길 바란다. 바람이 이루어지지 않으리란 걸 알고 있으면서도 매번 헛된 희망을 품는다.

   현대에 들어 이런 소망을 가진 이들이 특히나 늘어났다는 것은 그만큼 그들이 사회에서 내몰린 처지라는 것을 나타낸다. 청년 실업률과 자살률이 갈수록 높아지기만 하는 시대에 생존에 대한 위협은 그들 스스로를 더욱 극한까지 내몰리게끔 만들고, 이는 다시 악순환을 불러일으킨다.

 

   도로시 에브리엘로 빙의하기 전의 주인공은 현실을 견디기 힘들어하는 평범한 대학생이다. 사회에서 평범하기 그지없는 스펙과 실력으로 살아남기 위해 그가 감내한 것은 강박감과 스트레스, 바쁘게 흘려보내는 시간과 점점 퇴화하는 기억력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출구’가 된 것은 웹소설이었고, 어쩌면 운이 좋게도 그는 웹소설 속 세상에 빙의한다. 그러나 공작가의 막내딸에 빙의해 행복한 미래, 즉 ‘날먹하는 인생’을 꿈꾸던 것도 잠시일 뿐. 그는 망나니 형제가 벌인 일로 인해 어그러질 위기에 처한 인생을 본래대로 되돌려 놓으려 애쓴다.

 

   「도로시는 인생을 날먹하고 싶다」의 주인공은 현대인, 즉 우리를 대표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필사적으로 현실을 살아나가면서도 그곳에서 도망치고 싶어 하고, 회피의 일환으로 웹소설을 선택한다. (정말로 웹소설에 빙의하게 될 줄은 몰랐겠지만 말이다.)

   우리는 ‘날먹 인생’을 위해 빙의된 세상에서조차 쉬지 않고 일하는 그를 보며 각자만의 결론에 도달한다. 소설 속 알게 모르게 담겨 있는 사회 비판적 시선에 집중할 수도 있고, 그저 가볍게 볼 만한 스낵컬처로써의 재미만을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건 따로 있다. 이 소설의 주인공처럼 웹소설에 빙의할 수는 없지만, 소설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그의 해결 방식을 통해 우리도 현실에 대한 나름의 해결책을 찾을 수 있으리란 것이다.

D. 김유주   W. 김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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