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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네일 1. 박채원.png

   진심​이 쉽게 오간다고 해서 관계가 더 견고해지는 건 아니겠지만, 그땐 그런 줄로만 알았다.

박채원, 「우리가 지킬 수 있는 것」 中

   | 줄거리

   화자인 ‘나’는 대학에서 ‘윤’이라는 인물을 만난다. 그녀는 늘 한쪽 바퀴가  빠진 캐리어를 끌고 다니며 노숙 생활을 한다. 그러나 장마철이 되자 그런 생활은 점차 힘들어지고, 윤의 몰골을 보다 못한 나는 그녀를 집에 초대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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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킬 수 있는 것들

   윤에게는 집이 없다. 언제나 캐리어를 끌고 학교에 오며 자신을 중심으로 둔 소문과 바깥에서의 삶에 나름대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그런 윤에게 장마라는 장애물이 등장하자 화자는 자신의 집에 오기를 제안한다. 하지만 윤에게 피부병이 생기자 화자와 가족은 윤과 거리를 두게 된다. 이후 윤은 다시 밖으로 나가 생활을 시작한다. 그러면서 윤은 화자에게 이런 말을 한다. 이제 안보다 밖이 더 익숙한 것 같다고.

   집이라는 공간은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단순 비바람으로부터 몸을 지키는 것뿐만이 아닌 사회와 떨어져 온전한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윤이 화자의 집에 있는 동안 과연 어떠한 심정이었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피부병이 생기고 점점 집에서 분리된 구역을 사용하는 것에 있어 밖이 더 익숙하다는 윤의 말은 진심같이 느껴진다. 그에게는 이제 밖이 자신의 집이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학교에 돌아다니는 소문과 자고 일어나니 옆에 모르는 사람이 누워 있는 경험들을 생각하면 윤이 언제나 지니고 다니는 커터칼이 지닌 의미가 더 무겁게 다가온다. 하지만 윤은 이를 휘두르지 못한다. 자신들에게 피해를 주는 취객의 앞에서도 저항이나 칼을 휘두르는 것이 아닌 가만히 있기를 선택한다.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일종의 방어기제가 있다. 누군가는 공격적인 모습으로, 다른 누군가는 회피하는 모습 등 다양한 형태로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감정과 행동을 조절한다. 화자 역시 그렇다. 취객과의 마찰 이후 둘은 말다툼하게 되는데 정확히는 화자가 쏟아내는 말을 윤이 듣기만 할 뿐이다. 화자는 당시 윤을 위한 행동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그뿐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은연중 깨닫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 문득 소설의 제목을 생각하게 된다. 우리가 지킬 수 있는 것. 화자는 윤을 지키지 못했다. 그렇다면 윤은 무엇을 지키지 못했을까.

   이 소설은 우리가 무엇을 지킬 수 있는지, 그리고 지켜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든다. 더욱이 우리는 어떤 것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가를 고민해보게 된다. 윤과 같이 자기 자신조차 지키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혹은 나만을 위해 잘못된 대상에게 화를 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시간을 이 글을 통해 가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D. 김시우, 편지윤, 양지수, 이성민   W. 양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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